만나다라 산장에서 호롬보 산장까지 GoGo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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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재영 댓글 1건 조회 10,076회 작성일 17-09-18 11:03본문
- 만다라 산장에서 호롬보 산장까지 :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지대로
잠자리가 불편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잠을 잤고 아침도 잘 챙격 먹어 몸 컨디션은 좋았는데 정말 큰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협회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항상 마시는 물을 걱정하지 않았는데 킬리만자로에서는 플라스틱 PT병 사용하는게 제한되어 별도로 물을 지원 받을 수 없는 겁니다. 플라스틱 PT병을 사용하더라도 물을 끓여야하고 고산병 예방을 위해 항상 뜨거은 물을 마셔야 하기에 개인적으로 물병을 준비해야만 했던겁니다. 전 이부분까지 전혀 생각을 못했습니다.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하면서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킬리만자로 일정 내도록 물 때문에 고생했습니다. 결국 은화 누님이 500mm PT병 1개를 주었고 같은 팀에 규호 형이 물을 나누어 주어서 끝까지 이겨 냈습니다. 저 자신도 평소에 먹는 물보다 어떻게든 줄여보려고 했고 결론적으로 잘 극복한 것 같습니다.
호롬보 산장까지는 11km 거리에 7시간 정도 소요 되었는데요 나무들이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처럼 작아지고 약간 황량한 느낌이 들었지만 녹초지대가 많고 가파르지 않아 힘들지 않게 트레킹 하였습니다.
트레킹 중간에 점심 먹을 때 환부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의족을 빼고 물티슈로 환부를 닦아주고 상처 예방차원에서 약도 발랐습니다. 같은 C조인 가규호 형님, 경찰 멘토 조창희 형님, 끝까지 저를 챙겨주시고 저와 같은 오른쪽 하퇴 장애를 가지신 너무도 존경하고 감사한 저에 멘토이자 멘티 유지삼 형님. 이렇게 4명이 한조가 되어 이런저런 농담도 하면서 즐겁게 걸었습니다. 가규호 형님을 팀장으로 임명하고 실수하면 경고장을 수여하고 경고장 5번이면 팀장직에서 보직해임 하겠다고 규호 형님 압박(?) 하면서 열심히 소통하면서 걸었습니다.
이 C조가 오합지졸로 보였지만 향후 킬리만자로 우후르피크 정상을 모두 밟게 될거라고 누구도 생각 못했을 겁니다. 비록 물이 부족했지만 다들 도와 가면서 힘들게 호롬보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 호롬보 산장에서의 2일 : 고소적응과 고산병과의 외로운 싸움
3,700m 높이에 위치한 호롬보 산장은 구름이 발 아래 있고 뒤로는 킬리만자로 정상인 우후르피크와 옆으로는 마웬지 봉이 보이며 거대한 선인장 같은 것(검색하지 자이언트 세네시오 킬리만자로)이 자생하는 경치가 아주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고산병이 오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희망원정대 대원들 모두 짜증 섞인 말투가 나오기 시작했고 몇몇 대원은 심한 고산병(두통, 구토,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햇빛으로 따뜻했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서 얼음이 얼었습니다. 유명한 소설가 헤밍웨이의 말을 바꿔 인용하면 “내가 겪은 가장 추운 겨울은 킬리만자로에서의 8월 이였다.”(원어 : 내가 겪은 겨울 중, 가장 추운 겨울은 샌프란시스코의 여름이였다.) 탄자니아가 남반구라서 8~9월이 겨울철인걸 감안하더라도 3,700m에서 이정도로 추워질지 몰랐으니까요. 숙소에 놔두고 온 내복 한 벌이 아쉬워 졌네요.
저녁 식사 하면서 우리 대원들 전부를 인솔해 주신 주정수 사장님이 키보 산장(4,700m)에 가면 고산병이 더 심해지고 정상으로 오르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은 과감하게 제지하겠다는 취지로 말씀 하셨습니다. 아마도 희망원정대 대원들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 된 문제이기에 이렇게 말씀 하신 것 같은데 저도 나름 준비했고 먼길 왔는데 고산병으로 인해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물밀 듯이 밀려오고 갑자기 우울해지고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생각났던 시가 있었는데요 정호승님의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 마라 /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호롬보 산장에서의 머무는 2일 동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대원들이 보이지 않는 공포와 주위에 고산병으로 고생하는 대원들을 보면서 많이 외로워하고 힘들어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힘들걸 다들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호롬보 산장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고소적응을 위해 4,000m 정도까지 트레킹 하였습니다. 원래는 들어가면 안되는 곳인데 현지 가이드의 양해와 주정수 사장님의 안내로 습지대에 들어가서 멋진 사진도 찍고 아름다운 경치도 마음껏 구경하였습니다. 아마도 고산병 때문에 여기보다 더 높은곳까지 못 올라갈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걱정만 하고 있으면 뭐 하겠습니까 지금을 즐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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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님의 댓글
이병국 작성일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캬~ 죽인다..죽여..감동이 스멀스멀 올라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