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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 후기 - 두 번 낚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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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영진 댓글 4건 조회 10,127회 작성일 17-06-1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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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정모는 무엇보다 푸른 자연과 그에 어울리는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낯선 곳을 방문할 때 좀 불편할지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그 이유는 그곳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좀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마주한 대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고즈넉한 경관과 차분함이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산에 가득한 푸른 나무들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절벽, 아직은 옛 모습이 남아 있는 읍내, 논 한쪽에서 다슬기 잡는 모습들은 그간 밖으로만 바라보고 있어 잊고 있었던 내면의 소리를 다시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받아든 설문 조사지는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네요. 중요한 설문임은 이해하겠는데 사전 공지 없이, 혹시 제가 놓친 것인지?, 받아드니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었습니다. 모임 참석하러 산 넘고 물 건너갔지 설문지 작성하러 간 건 아닌데. 그렇다고 설문이 짧은 것도 아니었네요. 그래도 다들 귀한 시간 내어 작성했으니 그만큼 잘 쓰이길 바라봅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일어나 마실 아닌 마실을 떠났습니다. 지역 명소인 산막이옛길을 걸었는데 지형적으로 난이도 있는 부분이 있어 걸으면서 아쉽게도 적합하지 않은 신발을 신은 분들은 진짜 낚이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혼자면 혼자인 데로, 필요하면 서로 도우며 걷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게 진정으로 남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요즘 읽고 있는 책의 한 구절이 인상적이라 나누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세상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가 너무나 많다. 곳곳에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서 있다. 도전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와 넘을 수 없는 벽에 매달려 인생을 소모하는 것 역시 어리석다. 모든 나무와 모든 벽을 오르고 넘어서야 행복한 삶, 성공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게 적합한 나무, 노력하면 넘을 수 있고 넘는 게 즐거운 벽을 잘 골라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을 후회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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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혹시 사진 불편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댓글목록

전영재님의 댓글

전영재 작성일

영진이 웃는 얼굴 많이 보니 참 좋아보여

장은우님의 댓글

장은우 작성일

핸폰에선 안보이넹

이지숙님의 댓글

이지숙 작성일

영진씨 버스타고 오는 이유가 따로있었네요^^  함께해서 참 즐거웠어요~^^~

김진희님의 댓글

김진희 작성일

낚시는 물에서만 하는것 아닌가..낚이면 안되는데...열심히하는 모습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