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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원정대, 바이칼 호수를 온 몸으로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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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병국 댓글 6건 조회 9,839회 작성일 16-07-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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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원정대


"희망원정대"라는 단어만 불러도 가슴이 뛰고 흥분된다.

9년전 처음 "희망원정대" 이름으로 희말라야 나야칸가봉을 올랐다. 그리고, 13번째 원정대 깃발아래 16명의 대원이 뭉쳤다.


2016년 7월 8일

인천공항에 모인 16명 대원들의 표정에는 흥분과 기대감이 가득하다. 출발시간 17:55을 19:55으로 착각하신 회장님 덕분에 흥분 수치는 더욱 치솟는다. 대원들은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러시아 이루쿠츠크 공항에 도착. 입국수속이 다소 지연되고, 에어컨 없는 낮설음에 땀을 흘린다. 그래도 '적성국가, 사회주의의 원조 러시아'에 도착한 설레임으로 주변을 쉴세 없이 써치한다.


주 청사 인근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 '앙가라 호텔'에 방배정을 받고 첫날밤을 보낸다.


딱다구리 원정대장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모닝콜을 받고 배반의 아이콘 두 남자의 확실한 배반속에 호텔 조식을 한다. 다양한 음식과 중국 여행객의 왁자지껄한 만담 속에서 정신 없이 식사를 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한국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는데 원정대는 우천속에서 바람막이와 우의로 중무장을 하고 딸찌 박물관을 점령한다. 쏟아지는 폭우라 할지라도 희망원정대의 발길을 붙잡지는 못한다.


이어지는 다음 목표는 건식 사우나.. 부자지간에도 목욕은 잘 안가는데 9년차 원정대원들은 서스럼 없이 나체가 되어 함께 뒹군다.


서로의 몸을 위아래 좌우 앞뒤로 확실히 스캔한다. 철수형님의 받들어 총 자세에 모두 고개를 숙인다. "점봇대로 이 쑤신다고 시원하냐"며 위로해 보지만 부러운 마음은 어쩔수 없다.


"그래, 뛰어 보자"

사우나로 데워진 몸을 그대로 앙가라 강물 속에 던져본다.

"차갑다" 아니 " 많이 차갑다" 뼈속까지 파고드는 차가움에 심장이 빠르게 뛴다. 호흡이 가빠진다. 돌아보니 3m 정도밖에 안왔다.


건너편 선녀들의 목욕탕을 훔쳐보니 나무꾼의 사진을 찍어 확대해서 보느라고 정신들이 없다. 여자들이란...


마음껏 웃고 떠들고 뒹굴고 헤엄치며 바이칼 호수의 차가운 물을 온몸으로 느낀 후 만찬장으로 이동한다.


만찬장에서 펼처진 신나는 민속공연과 함께 보드카를 들이킨다. 목을 타고 흐르는 그 짜릿함에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술은 좋다. 술잔 옆에 좋은 사람이 있어 더 좋다.

술 기운에 기대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털어 놓는다.

웃고..떠들고..울고.. "그래 이게 인생이다..", 인생 뭐 있어 "알콜이지"


호텔로 돌아와 아쉬움 마음에 한국에서 가져온 찐~한 소주를 들이킨다. 좁은 방안에서 엉덩이를 맞대고 호흡을 나누고 눈을 마주치고 술잔을 부딪히며 둘째날의 밤을 보낸다.


셋째날..

어제보다는 조금더 여유있게 호텔 조식.

텁텁한 빵과 사과쥬스, 수박으로 해장을 하고 기차역으로 향한다.


대륙횡단열차와 환바아칼열차로 이어지는 장장 8시간의 열차여행!

어릴적 소풍가듯 김+밥을 손에 쥐고 오래된 열차안에 몸을 싣는다. 이제는 함께 있으면 웃고 떠들고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객차안에 있는 러시아 경찰도, 중국 아가씨 여행객도,손주 아들 내외와 여행중인 러시아 가족들도 모두 친구가 된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사진을 함께 찍고, 눈길을 교환하며 서로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가져온 서로의 움식을 나눠 먹으며 국적도 인종도 남여도 없다..모두 하나가 되버렸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바이칼 호수, 최대깊이 1,600m 면적이 한국의 1/3크기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동해안을 보는 것 같다. 수평선 저 너머에 낭떨이지가 있을 것 같은 바이칼 호수.. 탄성에 탄성이 이어지고..


비온뒤 더 맑고 파란 하늘..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쾌함을 온 놈에 담아 본다.


여행의 별미는 에피소드..

중간에 규호가 멀미가 심해 가이드 학생과 내리고.. 원정대는 이제 가이드가 없는 초유의 상태에서 낮설 땅 러시아 속에 서 있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우리에겐 아직 15명의 대원이 있으니까..


경치 좋은 곳에 열차를 정차해 사진도 찍고.. 허리를 편다.

우르르 관광객이 몰려가길래 따라가보니 점심을 먹는다. 아마도 식사를 예약해 둔 것 같다. 정차한 잠깐 사이에 식사를 빠르게 한다..한국 사람보다 더 빠르게 식사하는 외국인..처음 본다..


웃고 떠들고 졸다 깨다.. 어느덧 종착역에 도착해 여객선을 타고 바이칼 호수를 건너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돌아온 시간은 저녁7시 20분..

그런데 밖은 대낮이다. 해는 중천에 떠있고.. 이대로 호텔에 있는다는 건 죄악이다. 호텔을 나서 이르쿠츠크 사람들의 일상 생활속에 빠져본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보니 밤11시가 넘어간다. 그래도 가슴속의 갈증이 채워지지 않아 단톡방에 올려본다.. 의리의 여신 슈렝토야, 그리고 승자누님, 영복 큰형님 그리고 사랑스런 동생 은우, 경득..


고맙다..

호텔 로비가 떠나가도록 술잔을 기울고 어떻게 객실로 올라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행히 눈을 떠보니 방안에 잘 누어 있다.


드디어 마지막날 아침이다.

호텔에 모인 대원들의 모습에서 아쉬움이 묻어난다.


지금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성당과 교회를 투어하고, 생가를 둘러보고, 동상도 보고..

앙가라 강변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시원한 공기를 흡입한다.

빠른 유속에서 현지 강태공의 솜씨에 소리를 지르고..


가이드 학생의 설명으로 현재의 이르쿠츠크를 있게 만든 역사의 현장이다. 역사를 후세에게 잘 전달해야 할 책무는 현재를 사는 우리라는 사실을 새삼 느껴본다. 요즘 역사를 너무 모르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한국 교육을 탓해 보기도 하며..


마트에서 기념품과 선물들을 골랐다. 한국에서 러시아 상점이라도 열 기세로 카트에 가득 담아본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펼여보니 좀 아쉽다..더 사올껄..특히 보드카..


공항에 도착해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몇 장 더 찍어본다.

여기서 느끼는 인생 진리 하나..

"그 누구도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수 없다"


산 정상에 그 누구도 영원히 있을 수 없다. 빨리 올라간 자는 빨리 내려와야 하고.. 늦게 올라간 자도 언젠가는 정상에 설 수 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러시아를 뒤로 하고 한국에 도착해 곧바로 사무실로 출근했다.

눈꺼풀이 천근만근.. 18시가 되기를 손꼽아 기다려보는데, 왠열~


오늘 야간 근무가 있다.  22시까지 열심히 근무하고 집에 돌아가 늦은 저녁을 먹었다..


피곤한 몸으로 돌아보니 그래도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

모두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왔을 뿐 아니라, 가슴 가득 바이칼을 품고 왔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여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모든것을 혼자 준비하시느라 머리까 더 빠진 김진희 회장님

늘 버팀목과 중심이 되어 주시는 차종태 사무총장님..

그리고 우리를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시는 영복 큰형님..무거운 카메라 가방으로 허리 괜찮으신지 걱정입니다..


동생들의 어릿광을 잘 받아주시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시는 승자 누님과 지숙 형수님..


그리고 사랑스런 동생 규호,그리고 멋진 대원들 영재, 형준, 경득, 은우

의리의 여신 행복 바이러스 슈렝토야!!


늘 악역을 도맡아 하시면서 원정대를 이끌고 계시는 딱다구리 옥균 형님..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료 현수 엉아, 철수 엉아, 호열 친구..


모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댓글목록

장은우님의 댓글

장은우 작성일

간결한 필체로 마치 수필 같네요. 보다가 혼자 큭큭 합니다. 병국 형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김진희님의 댓글

김진희 작성일

좋은분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쭈욱 이어오는것 같습니다. 감사드리고 고생 많이 하셨습

이지숙님의 댓글

이지숙 작성일

우린 집에서 바로 쉬는데도 피곤하던데  고생 많으셨네요^^ 매번  감사합니다

김동원님의 댓글

김동원 작성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들이 없었다면 희망원정대는 지금까지 이어오지 못했겠죠. 아마도

김동원님의 댓글

김동원 작성일

좋은 분들이 함께 하기에 이어가는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인지..글만으로 알것 같습니다.모두

김동원님의 댓글

김동원 작성일

순수하고 때문지 않으신 분들 일 것 같다는...^^